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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페라이트와 알리코

by 이규영 posted Jan 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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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년전 하이파이 저널지의 권병조님 글을 오디오인드림 게시판에 올려놔서 다시 퍼 왔습니다.
그간 페라이트와 알리코의 차이점에 대해 명확한 규명?이 없어서 무지 궁금한 사항이었는데 의문점이 상당히 풀렸습니다.
알텍 드라이버의 페라이트, 알리코 선택에 도움이 될것 같아 게시자의 허락없이 올린것 양해를 구합니다.

[퍼온글]
중략..
이처럼 황금시대가 온 만큼 스피커에도 변화가 있어야만 했다. 좀더 밝고 화려하고 기름지고 힘있는 소리를 들었으면 하는 시대적 요청이 있었는데, 마침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알니코 마그넷이 나타났으니 순식간에 모든 스피커들은 필드형에서 알니코의 영구자석형으로 바뀌어져 버린 것이다. 이와는 달리 알니코에서 페라이트로 바뀐 것은 자발적인 현상이 아니라 코발트의 품귀현상으로 인한 궁여지책이었다.

알니코와 페라이트의 음질상의 차이점은 설들이 분분하긴 하지만 한번 간단히 정리해본다면,
첫째 페라이트는 높은 고역이 스트레이트하게 뻗어나오고 알니코는 완만하게 감쇠되어 나온다.
오디오적인 쾌감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초고음까지 잘 들리는 페라이트 자석을 선호할 터이지만,원음이란 원래 조금만 거리를 두어도 높은 고음이 자연스럽게 감쇠되어 들리므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알니코 자석을 선호할 것이다.
둘째, 역시 같은 이유로 알니코는 주파수 범위가 좁은 편이므로 당연히 중역이 충실하여 음상의
콘트라스트가 뚜렷해진다. 진공관 앰프와 솔리드스테이트앰프의 관계도 이와 비슷하여 주파수 범위가 좁은 진공관 앰프(OTL은 제외) 쪽이 더욱 음상이 뚜렷해진다.
셋째, 다이내믹 레인지에서 차이가 난다.
필드형이 배척받았던 이유도 힘이 없다는 이유였는데, 알니코의 강인한 힘을 페라이트는 따를 수가 없다. 순간적으로 충격음을 쾅하고 크게 때려준 후 금방 조용해지는 힘을 알니코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페라이트는 너무 큰 충격음에는 소리가 갈라지는 경향도 있다. 이런 점은 또다시 진공관 앰프가 솔리드스테이트앰프보다 더 우수한 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페라이트의 스피커라도 진공관 앰프를 쓰게 되면 상당히 강력한 힘을 낼 수가 있다. 또 직선성에서도 알니코는 페라이트보다 우수하여 아주 작은 음량에서도 음상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알니코와 페라이트,진공관과 솔리드스테이트의 관계는 참으로 유사한 점이 많은 것 같아 몹시 흥미롭다.
넷째, 알니코의 음색은 기름진 요소가 있고, 페라이트의 음색은 달콤한 요소가 있다.
이러한 요소는 스피커를 적절히 울리고 있다면 아주 미미하지만, 가령 스피커의 통울림을 극도로 억제하고 주변에 흡음재를 많이 배치해두면 전체적인 소리가 노골노골하게 윤기를 지니게 되는데, 이럴 경우 알니코형에서는 기름진 소리가 나오나 결코 달콤하지는 않고, 페라이트형에서는 사탕 같은 단맛의 소리가 나온다. 표면이 부드럽더라도 기름을 바른 것이 아니라 꿀을 바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 리스닝 룸의 반사가 심하고 인클로저의 통울림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소리가 흐릿해질 경우 어느 스피커건 담백한 소리를 들려주는데, 이때에도 알니코형에서는 소리에 살짝 기름기가 도는 데 반하여 페라이트형에서는 설탕 같은 달콤함이 살짝 입혀져 있다. 사실 통울림이 별로 없더라도 어떤 오디오의 조합에서는 이렇게 음의 밀도가 낮은 희멀건 소리가 나오는 수가 있다. 그것이 최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는데, 주파수 레이지가 워낙 넓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아무래도 싱겁고 허전하여 들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똑같이 이런 희멀건 소리를 듣고서 되레 '품위있는소리' '고급의 소리' 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연주회장의 맨 뒷좌석이라도 그렇게 밀도 낮은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고 반문하였더니 "그것은 사실이지만 오디오에서는 이런 소리가 바로 '돈이 많이 들어간 소리' '고품위의 소리' 라는 대답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벌거벗은 임금님'의 동화를 생각했었다.
이야기가 또 다른 곳으로 빗나가 버렸는데, 다시 되돌린다면 오리지널 악기에서와 똑같은 윤기는 알니코건 페라이트건 오디오로서 재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며, 또 이 윤기는 기름도 아니고 설탕이나 꿀도 아니므로 듣는 사람의 입맛대로 가려서 들으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