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 장정근 지음
땅거미 가 밀려올 무렵
마당가에 멍석을 깔고
아버지는 모깃불 피우시고
엄마는 가마솥에 개떡을 올려 놓으신다
시리도록 빛나는 별과달을
삼켜버리고 싶다
풀섶엔 연가가 절정을 이루고
짝을 찾는 개똥벌래
유희가 시작된다
이제 막 소복단장 한 박꽃은
임 마중에 설레이고
어디선가 뚝
졸다 놀란 풋감 하나 떨어진다
거지아이 장정근 지음
육교 위에 덩그마니 앉아 있었다
몇 날을 안 씻었는지 새카맣다 못해 흘러내린다
죽을 죄진 놈인양 고개를 있는 데로 빠트리고
측은하기 짝이없다
땡그랑 땡그랑
백원짜리 몇 개씩 그릇 속으로 던저지고
동전 쌓이기 바쁘게 잽싸게 개눈 감추듯 집어 넣는다
머리모양은 배후 소행인 듯 활화산을 만들어 놓고
애야 머리 좀 짜르러 오렴
그러마 하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 놈이
하루 이틀 사흘 도통 오지 않는다
혹여 궁금해 찿아가보니
여전히 그 자리에 그꼴을 하고 앉아 있었다
땅거미 가 밀려올 무렵
마당가에 멍석을 깔고
아버지는 모깃불 피우시고
엄마는 가마솥에 개떡을 올려 놓으신다
시리도록 빛나는 별과달을
삼켜버리고 싶다
풀섶엔 연가가 절정을 이루고
짝을 찾는 개똥벌래
유희가 시작된다
이제 막 소복단장 한 박꽃은
임 마중에 설레이고
어디선가 뚝
졸다 놀란 풋감 하나 떨어진다
거지아이 장정근 지음
육교 위에 덩그마니 앉아 있었다
몇 날을 안 씻었는지 새카맣다 못해 흘러내린다
죽을 죄진 놈인양 고개를 있는 데로 빠트리고
측은하기 짝이없다
땡그랑 땡그랑
백원짜리 몇 개씩 그릇 속으로 던저지고
동전 쌓이기 바쁘게 잽싸게 개눈 감추듯 집어 넣는다
머리모양은 배후 소행인 듯 활화산을 만들어 놓고
애야 머리 좀 짜르러 오렴
그러마 하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 놈이
하루 이틀 사흘 도통 오지 않는다
혹여 궁금해 찿아가보니
여전히 그 자리에 그꼴을 하고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