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운상가에 갔다가 마침 수강궁 단풍도 보고 싶고 하여 걸어서 수강궁에 들어가서 산보를 하고 조선시대 임금에게
우리 고향 안동선비들이 "만인보"를 들고 올라와 묵었다는 헤화동 로터리를 돌아 서울 시장  사택 뒷 골목을 걸어가는데...
 
제법 큰 집 앞에 내다버린 오디오 기기가  하나 보였다.
 
굶주린 똥개에겐 애기 똥이 눈에 번-쩍 들어 온다는 우리 조상님들의 말처럼 내눈에 검정색 오디오 기기가 번쩍 들어왔지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다가 버린 물건을 쓰레게 통에서 주워 오는 것을 가족들이 싫어하니...
 
그냥 모른척 하고 지나쳐  성북동 파출소를 지났지만
자꾸...조금 전에 본 오디오기기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왜야하면 이미 몇년전 아주 좋은 외제 스,피커 한조와 내부 부품이 상당한  말짱한 미제 벨트 드라이브 한대를 주워서 소리리전자에
글을 올린 일도 있고  주워 온 물건을 굳이 팔 아먹자고 소리전자에 올린 일도 없는데...
 
어주자 오디오 방을 방문하신분이 내가 주워 온 스피커를 한사코 탐을 내어서
세운전자 업자에게 중고 시세를 물어보고( 중고시세도 상당한 스피커 모델이였다) 그 중고시제 절반 가격으로 인천 인화대 후문 쪽으로 팔려 나갔고
그때 bic  미제 벨트 드리이브는 너무 좋아서 팔지 아니하고 내가 직접 오디오 방에 사용하는데...이런 저런 골목에서 주워 온 오디오가
제법 있어 이젠 오디오 거지라고 칭해도 될 일이다.
 
오디오 거지가 남이 사용하다가  집 앞에 버린 물건이라고 딱히 체면을 앞세울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다시 집으로 가던  발길을 돌려 조금 전 지나친 오디오 기기를 가서보니
 
"야마하 앰프"
 
였는데...전원 코드가 110v 이다...버릴까?..하다가 욕심이 앞서 들어보니 무게가 상당하다.
할수없어 집에와서 차를 갖고가서 그 야마하 앰프를  싣고와서 지하 차고에  넣어 두었다가 밤에 다락방으로 옮겨서 작동해보니
 
동작도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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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길에서
개눈에 똥이라면
근자에 내 눈에 똥은 .... 오디오다.
 
지난  초봄에도 다 낡아보이는 스피커 한조를  골목길에서 주워왔는데..비록 외관 우드케이스는 찍혔지만 그릴을 떼어내니 사진처럼 안에 스피커들은 말짱하고 소리도 상당히 좋아..그동안 사용하던 B&W 스피커를 창고로 옮기고 거지처럼 주워 온 스피커로 93.1을 즐긴다.
 
인간은 늘 자기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 생기고 그걸 손에 넣으려고 
열심이 일을 하고 돈을 벌어서 구입한 후에  만족하게 되는데...
그런 물건들이 소중히 사용되다가 어느 날 ..주인이 죽거나 이사를 가거나하면 ....버림을 받아  집앞에 버려지게 되는데..
의외로 주워와서 보면 좋은 물건들이다.
 
취미 물건이란  자고로 취미 당사자가 아니면 그냥 쓰레게 수준일 것이다 ...
 
예를들어 골프를 좋아하는  아들은
소리를 좋아하던 애비가 애지중지 하던 오디오들도 애비가 죽으면  그냥 집 앞에 내다버리는 쓰레기 수준의 뮬건이  되기 쉽상이라고 본다. 
 
나의 오디오 방에는  딱히 돈으로 주고 산 오디오 물건보다...그저 오다 가다  골목길에서 주워서  온 물건이 더 많다.
사는 동네가 성북동이다보니 그런지...하나같이 주워 온 오디오 제품들도 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