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리더의 뇌’

by 염준모 posted Sep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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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리더의 뇌’
- 정재승 KAIST 교수 강연 -

지난 11월 9일(수), ‘11월 KORDI TOP-edu의 날’에는 정재승 KAIST 교수의 강연이 본원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창의적인 리더의 뇌’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정 교수는 다양한 뇌과학 연구의 사례를 언급하며, ‘뇌 활동에 관한 새로운 시각’과 ‘올바른 리더가 갖춰야 할 자세’ 등을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중년의 뇌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정재승 교수는,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뇌의 능력’이 크게 여섯 가지로 구분됨을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어휘력, 언어기억력, 계산능력, 공간정향력, 지각속도감지력, 그리고 귀납적 추리력이 그것이다. 얼마나 많은 단어를 이해하고 그것의 동의어를 얼마나 많이 찾을 수 있는가(어휘력), 논리적 문제를 얼마나 잘 풀 수 있는가(귀납적 추리력) 등이 구체적인 평가요소에 해당한다.

 

“여기서 하나 질문입니다. 과연 인간은 언제 이 능력이 최고치에 다다를까요, 인간의 뇌 능력은 어떤 속도로 올라가서 어떤 속도로 떨어질까요?”

이 질문에 대한 보편적인 대답은 “10~30대”가 될 터, 하지만 위의 여섯 가지 항목에 대해 다양한 연령층을 조사한 자료를 화면에 띄운 정 교수의 답은 달랐다.

 

“보시다시피 인간의 뇌 능력은 45살이 정점입니다. (화면을 가리키며) 이 자료에서도 43세부터 68세까지의 뇌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지요. 중년의 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정 교수가 제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흔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각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쇠퇴하는 걸 느끼기에 뇌 능력 또한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휘력, 상황이해력 등은 젊은층보다 중년층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물론 반응속도는 나이가 들수록 내려옵니다. 절대 10~20대에게 (높은 반응속도를 요구하는)스타크래프트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40~50대의 정치인이 많은 것, 어르신들에게 지혜를 구하는 것 등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중년의 뇌 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증거입니다.”

‘중년의 뇌’에게 요구되는 자세

정재승 교수는 화두를 ‘뇌와 리더십’으로 옮겨 강연을 이어갔다. 뇌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건강하고 발전적인 조직을 이끌어갈 리더십으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이 PT 발표를 하면 나이든 임원들이 자주 하는 얘기가 있지요. ‘아, 그래서 요점이 뭔데?’. 이건 젊은 사람은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면 요점만 듣길 바라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중년의 뇌는 청년의 뇌보다 상황판단력이 좋고, 더 빨리 논의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지요. PT에서도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다 들은 후, 전체 숲을 스스로 파악해야 하는 것이 리더가 갖춰야할 요소인 것입니다.”

이어 그는 또 하나의 청년과 중년의 큰 차이점인 ‘안정과 모험’을 언급했다. 긍정적인 사진과 부정적인 사진을 동시에 보여주면 젊은 그룹은 불안감 속에 두 사진 모두 감정적으로 심한 변화를 보이지만, 중년은 좋은 지표에 관심을 두는 게 보통이기에 관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 반대로, 모험을 하려는 성향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어, 창의력에 장애를 일으키고, 결국 위기는 없을지라도 큰 성취도 없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많은 이들의 실패예상으로 국내 판매가 늦어진 사례입니다. 하지만 아이폰이 대성공을 거두자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한 보고서가 잔뜩 나왔지요.”

정 교수는 중년의 나이에도 모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스티브잡스의 애플사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중년의 뇌’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나의 뇌는 특별하지 않다. 다만 조금 더 생각할 뿐이다.’

인류사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정재승 교수는 그의 또다른 명언을 언급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아인슈타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유산소운동에서 나온다’고 했고,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를 저술한 뉴욕타임즈의 의학전문기자 바버라 스토로치는 ‘우리가 중년이라는 행성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다음 정거장인 노년이라는 행성의 모습을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뇌가 가장 성능이 좋은 중년으로 향하거나, 향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분들의 뇌가 절정의 한복판임을 항상 기억하시고, 안정과 자신감 속에서 뇌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항상 균형 잡힌 삶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